샤갈의 색채에 실리는 모차르트의 선율

모차르트의 생애를 언뜻 들여다 보노라면, 애틋한 감정이 일곤 합니다. 어릴 적 “내가 좋으세요? 정말입니까?” 되풀이하여 물었던,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으나 그 천부적인 재능에 가까이 있는 이들이 존재하지 않아 외로웠던 존재 모차르트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모차르트가 가난하였든 아니면 어느 정도 풍요로웠든 물질적 조건과 무관하게, 그의 존재 안에 번뜩이던 선율은 그 누구도 그가 내놓기 전에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래서 오로지 그 자신만이 가닿을 수 있는 세계 안에서 호젓하고 애절하게 춤을 추었기에 외로웠을 것입니다. 그가 거닐었던 세계가 아무리 아름다웠다 하더라도 그 아름다움은 그만의 것이었고, 그래서 슬픈 세계였을 것입니다.

그러한 아름다운 슬픔은 하나의 갇힌 세계이니 외부세계와는 단절되고 맙니다. 아니 외부세계와 단절된다기 보다는 차라리 외부세계에서는 부유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처럼 외부세계를 가벼이 비상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만이 호올로 춤출 수 있었던 내면의 세계에서 그는 무엇을 하였을까요? 이 물음에 대하여 저는 그림만큼이나 슬픔을 부드럽게 관조하는 마르크 샤갈의 위 고백을 변주하여 떠올려봅니다: “모차르트는 그 자신을 위해 그리고 그의 선율을 들으려는 이들을 위해 . . . ”

 

저는 샤갈과 모차르트 이 두 예술가를 너무나도 좋아하였으나, 실상 두 예술가가 접촉하는 지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나의 내면에서 이 두 사람의 색채와 선율을 무한히 좋아하며 음미할 따름이었으며, “아름다우리만치 슬픈 세계”를 그 두 예술가에게서 공히 느끼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 샤갈의 “음악”이라는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본 일이 있습니다. 그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화면 한가운데에서 둥싯 떠올라 세상을 지휘하는 음악가가 손에 모차르트 악보를 쥐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 그림이었습니다:

이 그림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세상의 비밀과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모차르트 악보를 쥔 음악가는 어쩐지 샤갈을 빼닮은 얼굴, 샤갈의 자화상처럼 보이는 얼굴입니다.

샤갈의 음악

내친 김에 인터넷을 한 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샤갈이 1965년 “마술피리” 무대장식을 했다고 하는데 그와 관련한 이미지를 찾지는 못했고, 연도가 확인이 안되는 해에 메트로폴리탄에서 공연된 “마술피리” 공연을 위한 포스터를 그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밀조밀 따져보면, 위대한 예술가들은 극히 예외적인 방식으로 만난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Chagall has always reminded me of Harpo Marx – imps, both of them – and of Mozart, whom Chagall worshipped: “I adore Mozart…he’s a God…and the Magic Flute is the greatest of all operas…I got as close as I could to Mozart…he is so witty, so spiritual, so relig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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