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대전 전시 안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불화대전이 열리고 있다. 1978년 일본 굴지의 박물관인 야마토분카칸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하여 고려불화 70점이 충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난 이후, 대규모 고려불화 전시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그때의 전시규모를 뛰어넘는 역사적인 전시이며, 일생에 다시는 없을 천재일우의 배관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센소지 소장의 혜허(慧虛)필 수월관음도는 1978년 야마토분카칸 전시에도 출품되지 않았으며 아사히신문사에서 1981년 발간한 <高麗仏画> 도록에도 (촬영을 허가하지 않아) 실리지 않은 것으로, 이 수월관음도를 배관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역사요 예술이 될 수 있다. 다른 불화들도 사정은 비슷해서 고려불화를 소장하고 있는 일본 사찰의 경우 1년에 한 번 거풍하는 경우에나, 그것도 관계자들만 배관할 기회가 허락된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대전은 그만큼 희유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전시인 만큼 청정한 마음으로 한점 한점 배관하자면, 한나절은 족히 소요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첫 관람시 두 시간의 여유밖에 없었는데 반에 반도 배관하지 못했다. 아마 두어 번은 더 관람해야 할 듯하다. 배관시에는 조도가 낮고 설치 거리가 있어 육안으로 디테일을 살피기에는 무리이며,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피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디테일은 도록으로 대신해야 한다.

일부 출품작품은 전시기간 중에 소장처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그리고 11월 11일 G20 정상회의 만찬 일정 때문에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임시휴관 된다는 점도 유념해 두어야 한다. 다음은 일부 기간만 전시되는 작품목록이다.

연번 작품명 소장처 전시기간
1 아미타삼존도 일본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 10.12 ~ 10.31 (3주)
2 지장보살도 일본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 10.12 ~ 10.31 (3주)
3 관경십육관변상도(1323년) 일본 지온인知恩院 10.12 ~ 11.8 (4주)
4 관경십육관변상도(1465년) 일본 지온인知恩院 10.12 ~ 11.8 (4주)
5 미륵하생경변상도 일본 지온인知恩院 10.12 ~ 11.8 (4주)
6 아미타삼존도 일본 MOA美術館 10.12 ~ 11.8 (4주)
7 아미타삼존도 삼성미술관 Leeum 10.12 ~ 10.31 (3주)
8 수월관음도 삼성미술관 Leeum 11.2 ~ 11.21 (3주)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그린 불화를 깊이 감상하기 위해서는 «정토 3부경» 정도는 미리 읽고 가는 것이 좋으며, 수월관음도를 위해서는 화엄경 입법계품 중에서 선재동자가 관세음보살(관음보살)에 도를 묻는 대목 정도는 읽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려불화의 근본적인 출발점을 음미하자면, 기본적으로 밀교의 수행법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전시는 11월 21일까지이며, 자세한 전시안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식을 참고하기 바란다.

고려불화대전 전시 안내”에 대한 2개의 댓글

  • 소개해주신 글을 읽고, 더욱 참관할 마음을 내어 가 보았습니다. 위의 표를 보고, 적어도 11월 8일 전에는 꼭 가야겠다 싶어서 5일에 다녀왔으니, 많이 놓치지는 않았던 셈이지요. 덕분에 제때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여러가지로 흥미로웠습니다만, 특히 제 눈을 끌었던 것은, 아미타불이 앉은 대좌의 문양이었습니다. 언젠가 보아둔 적이 있었던, 로마 건축의 장식 문양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입니다. (http://etc.usf.edu/clipart/10300/10378/roman_10378.htm)

    어디에서 발원하여 어느쪽으로 흘러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도 이같은 교류가 있었다는 점이 참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교류가 있으되, 그 흐름의 속도가 매우 느렸기 때문에,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가 생겨나고 고유한 종교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고; 지금의 우리는 정말로 옛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에 처해 있구나, 특정한 생활양식이나 종교를 고수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겠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웹서핑을 하다가 좋은 글을 발견했는데, 혼자 읽기는 아까워서 여기서 나누고 싶습니다. “불교평론” 웹사이트에 나온 글이니, 이미 읽으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사료되지만, 혹시 지나치신 분들을 위하여 ^^.

    김형효 선생님이 쓰신 두 편의 글입니다. 이들 외에도 재미있는 글들이 많습니다.

    행동보다 사유의 깊이가 문제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93)

    한국사회와 불교의 철학적 중요성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983)

    이외에도, 같은 사이트에서 불상에 대한 글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 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그 유명한 한국의 “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은, 혹시 그리스 조각의 명작 “가시 뽑는 소년” (http://en.wikipedia.org/wiki/Boy_with_Thorn) 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혹시 연구된 바가 있다면, 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추워져 갑니다. 모두들 즐거운 修行, 행복한 삶 되기길 빕니다 ^^.

    數數入火
  • 고려불화전을 참관하셨군요. 일생에 드문 기회였으니만큼 두고두고 회고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소개해 주신 글들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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