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고싱가
2007/11/17

권상일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문학 하는 사람들에게 물리학은 취미가 아니라 보통 한번은 거치는 코스죠^^ 저도 대학시절에 현대물리학 관련 책을 너댓 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철학한다는 사람들은 공허한 글빨만 남발하는게 취미인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은 님뿐만 아니라 저도 갖고 있습니다. 요컨대, 각자의 마음에 드는 철학은 전체 철학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나름의 취향이 존재하는 것이죠. 장자, 불교를 좋아하시는 점에서는 저와 취향이 같네요. 니체는 워낙 독해 방향이 각양각색이라 (그리고 오역도 많은지라) 어떤 느낌을 가지실 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독해하시게 된다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물리학 하시면서 인문학 공부도 틈틈이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렇게 공부하시는 분들 생각보다 많답니다.

우스운 이야기 하나 전합니다. 아는 동생이 있는데, 그 녀석이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을 철학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철학과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 “왜 그 좋은 물리학과를 놔두고 이런 데를 왔냐?”, 그 동생 왈, “물리학과가 그렇게 좋은 것인지 여기 와서 처음 알았어요”, 하하하.

모짜르트님/ 제가 어찌 감히 ‘모짜르트’님의 작업을 방해할 수 있겠습니까. ㅎㅎ

아이네이스
2007/11/22

그리스 비극과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관심을 기울이던중 알라딘에서 비극의 탄생 서평을 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고싱가
2007/11/23

아이네이스 님 반갑습니다. 아이디가 벌써 많은 것을 말해 주는군요. 많은 발전 있기를 빕니다.

강물
2007/11/26

오랫만에 문을 두드렸는데, 문이 열려있네요. 휴지기를 끝내서 반갑습니다. 주말에 동해에 갔었지요. 봉포라고 작은 바닷가였는데… 설악을 베고 아직 노을이 누워있는데 달이, 그것도 보름달이 떠올랐어요. 멀리 수평선에서 해안까지 내게로인듯 또 누구에게로인듯 밤이 깊을수록 환한 길을 내고 있더군요. 검푸른 밤바다에 여리고 노란 길을. 선생님이라면 필름에 잘 담았을텐데요…

고싱가
2007/11/26

밤바다의 달빛을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밤마다 아내와 함께 북한산 숲으로 들어가 산책을 하고 있는데, 산중의 검은 나무들 사이로 떠오른 달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저도 필름에 담지 못한답니다. 다만 그 순간에 만났던 청수한 풍경이 언젠가는 마음의 온갖 찌꺼기, 아니 온갖 찌꺼기에 불과한 마음을 쓸어버리고 전체적으로 살아 흐르는 순간이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고싱가
2008/01/19

송주현님 반갑습니다. 평안한 밤 보내라고 기원하셨는데, 그 밤이 벌써 지나가고 말았군요^^ 요즘 제가 많이 바쁘네요. 송주현님은 모차르트로 하루를 마감하신다니 늘 평안한 밤이겠군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고싱가
2007/06/04

오랜만의 음악신청이네요. 다경 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유하고 있는 음반들 중에선 전체가 저작인접권이 만료된 것이 없어요. 그래서 일부 곡밖에 올리지 못합니다. 대표곡인 “Laudate Dominum”만 올렸습니다.

모차르트가 멀어진다는 느낌, 저도 가끔씩 겪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때에도 다른 작곡가의 음악이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편식이 아주 심한 부류이지요.

이수환
2006/11/01

안녕하세요 ? 고싱가님, 제가 원했던 오페라 곡을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오페라 곡이 올라왔던 순간, 정말 너무 감동했어요. 기분이 너무 좋아진거 있죠 ?
좋은 감상 할게요. 홈페이지가 더 많이 많이 번성하기를 빕니다.
항상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싱가
2006/12/15

정현주 님, 반갑습니다. KV.382 곡을 올려놓았어요. 흐뭇한 감상 되길 빕니다.

김수환 님, 오랜만입니다. 예전에 청하셨던 오페라들 중 아직 ‘이도메네오’를 올리지 못한 것 같네요. 좀더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는 나이라고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글이 단아하고 명확하고 핵심을 찌르고 있군요. 훌륭하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피터
2006/12/16

저 역시 이수환님에 대한 고싱가 선생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덧붙인다면,

한국음악계의 의식수준이 우리 수환님을 따라가지 못하는군요.

이수환님은 앞으로 이 세상의 큰 보배가 되실 것이라고 저 주피터는 확신합니다.

그럼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백재민
2006/12/17

선생님^^
재민이 다녀갑니다.
현선생님도 잘계시지요?

고싱가
2006/12/17

재민 씨, 오랜만입니다. 그대의 감각을 펼칠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니 무척 기쁘군요. 알차게 배워서 저한테도 가르쳐 주고 그러세요.

주피터 님, 이곳을 편하게 여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 무리의 방향으로 치닫는 사람은 다수이고,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은 소수인 듯합니다. 돌아보니 옛날도 성실하고 현재도 성실하다는 선인의 말씀이 생각합니다.

이수환
2006/12/18

안녕하세요? 고싱가님과 주피터님의 말씀을 보았는데 제게는 과찬입니다.

그래도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모차르트 오페라『이도메네오』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정말 기대되고, 흥분됩니다. 이렇게 좋은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저께 첫눈이 내렸습니다. 밖은 온통 새하얀데, 이런 날에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더욱 더 풍성한 것 같습니다. 비록 추운 겨울이 우리를 괴롭게 한다고 해도, 이 괴로움을 넘어서 우리 인류는 다시 봄을 맞으며 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연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참 한없이 작은 존재이겠지요?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노력으로 인간은 살아왔고, 현재의 디지털 시대, 정보화 시대를 일구어내었습니다. 우리의 생활은 정말 옛날과는 다르게 편리하게 바뀌었습니다.

더욱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주변에서는 비인간화 현상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비인간화라고 하면 ‘정’을 잃어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뜻함이 오가지 않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이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인류의 역사는 실제로 10000년이라고 하지만, 사실 60억년이라는 지구의 나이를 볼 때 정말 한없이 작은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한없이 작은 존재인 우리가 불가피하게 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을 괴롭히고, 먹기 위해 도살하고 하는 것은 비인간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지 인간과 인간 사이로만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작은 존재인데…….

동물, 식물들도 다 대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인데, 우리는 그들을 식민 지배하는 셈이 된 것입니다. 그들을 가끔은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굶어죽을 수도 없는 처지인데 말입니다. 휴, 이렇게 말하는 저도 사실은 고기를 참 잘 먹는답니다. *^^*

그저 바라는 것은, 진정으로 인간이 이 땅에 살아가면서 지구를 좋은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동물들도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지 경마장에 돈을 뿌리고, 도박에 빠지고, 매일을 술로 살며 향락에 취해 산다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살아야 할 삶이 아니며, 이 지구를 멸망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동물들도 언젠가는 분노할지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마음을 편히 가지게 해주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있습니다. 술과 담배보다, 훨씬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무한한 기쁨이 바로 모차르트 음악에 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에 취해 사는 기쁨을 정말 무엇에 비할까요?

아름다운 삶은 우리에게 정말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삶은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 지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도 될 것이고요.

그나저나, 동물들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트롬보니스트
2006/12/21

이런 평화로운곳이 있다니…^^
일단 너무 감사합니다..^^
아마데우스를 그리고 그의 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저와 제아내 그리고 아내 뱃속에있는 우리아가를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경
2006/12/23

고싱가 님, 따뜻한 격려의 말씀 늦게나마 고맙습니다. 이틀 전에 부대 배치를 받고 본격적인 군복무를 시작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다시 들으니 지난 두 달간 긴 터널같은 시간들이 아주 낯설고, 그 시간에 온 몸을 끼워맞춘 제 자신이 낯설군요. 그간 숲에는 새 글이 많이 올라왔네요. 잠깐 인터넷을 이용하는 터라 읽지는 못하고, 간단히 인사만 전하고 갑니다. 여전히 충실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