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고싱가
2010/07/04

보리수님 반갑습니다. 무송재의 위치는 저도 잘 모릅니다. 노시산방으로부터 도보로 10여분 내외에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적인 공간이다보니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듯합니다.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으나, 구본권 기자의 한겨레신문 온라인판에 무송재 관련 사진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리수
2010/07/02

안녕하세요. 이것도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링크라는 인연으로 이곳에 와 닿았네요.
배희한 -> 서세옥 -> 김용준 -> 고싱가(?)
“이젠 조선톱에도 녹이 슬었네” 책을 읽고 서세옥 선생님과 무송재를 찾던 중 여기까지 왔네요. 모짜르트에 불교 … 대학시절 뜻도 모르면서 읽던 짜라투스트라 그리고 인문학 뿐 아니라 놀라운 컴퓨터 기술관련 글까지… 저도 대학생때 알로라 아잔타에 갔었던지라 무척 친근함과 함께 여러모로 존경심이 듭니다.
가끔씩 와서 쓰신 글들을 모두 읽어 볼 생각입니다. ^^
그리고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무송재의 위치를 자세히 알 수 없을까요. 평범한 사람이라 무송재에 들어가기는 어렵겠으나 근처에 가서 살펴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곤란하시면 메일로 알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좋은 인연 감사합니다.

고싱가
2010/06/16

poohrane님처럼 마술피리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 모차르트를 이해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코시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의 세계 역시 모차르트의 진정한 세계이긴 하지만, 이 작품들을 이해하면서 마술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거든요.

돌아보건대, 저도 절대음악으로 접근해서 마지막에서야 비로소 오페라 분야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페라는 모차르트가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깊게 통찰하고 있는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장르이겠지요.

일필휘지로 인물들에 색채를 입힐 수 있는 능력, 전광석화처럼 인물들에 감각적인 현실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 그러면서도 심오한 정신세계를 순간적으로 현시했다 파괴할 수 있는 능력, 다름아닌 모차르트가 최고도로 소유한 능력이 아닐까요?

poohrane
2010/06/14

안녕하세요..
모차르트를 좋아해서, 그전부터 이 사이트 자주 와서 선생님의 좋은 글 잘 읽고 음악도 감사하게 잘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오늘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제가 이제까지 오페라를 잘 안들어서 몰랐었었는데 오늘,마술피리의 마력으로 강력하게 이끌려 버렸습니다. 마치 모차르트의 영혼에 맞닿아 버린 것처럼, 모차르트는 죽기 전 이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찬찬히 읽은 선생님의 글, 발터, 히데오의 글들이 한구절 한구절 와닿으면서 정말 저도 마음으로 동감하게 됩니다..
특히, 선생님의 글에서 “그의 존재 안에 번뜩이던 선율은 그 누구도 그가 내놓기 전에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래서 오로지 그 자신만이 가닿을 수 있는 세계 안에서 호젓하고 애절하게 춤을 추었기에 외로웠을 것입니다. 그가 거닐었던 세계가 아무리 아름다웠다 하더라도 그 아름다움은 그만의 것이었고, 그래서 슬픈 세계였을 것입니다.”
그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순수하고 슬픈 세계를 흐르는 音이 그의 마지막 작품들, 피아노 협주곡 KV595, 클라리넷 협주곡 KV622, 레퀴엠 그리고 마술피리가 아니었을까요?

이제까지는 모차르트의 음악를 좋아했다면, 오늘부터는 음악의 신 모차르트의 영혼 자체를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싱가
2010/05/01

용남군님, 청소년이신데 벌써 신학·철학·불교 등을 공부하시는군요. 놀랍습니다. 인문학은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하는 게 좋은 듯합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자세 말입니다. 모차르트와 좋은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아르마니, 고생 많구나. 이사 잘 하고 거뜬한 마음으로 잘 생활하길 빈다.

채훈형, 집착 없는 사랑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착이 없어야 전광석화처럼 인물을 포착하고 그 인물의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듯합니다. 그게 다름아닌 모차르트의 진면목이잖아요. 자기 감정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집착덩어리에 불과해서,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롭게 비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나는 듯합니다.

armani
2010/04/30

형, 저 내일 인천으로 이사갑니다.
무슨 먼길 떠나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싱숭생숭하네요.
여름 지나고 가을 즈음에 또 놀러 갈게요.

용남군
2010/04/28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열아홉살의 청소년이며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모차르트에 관한 카를 바르트의 글을 읽다가
깊은 감명을 받고 찾아다니다가 들리게 되었는데,
니체의 글도 번역되어 있군요.
관심을 지니고 있는 불교에 대해서도 자료가 풍부하고요.
무엇보다 사이트가 참 평온하고 깔끔해 보입니다.
즐겨찾기 해놓고 자주 들리겠습니다.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이채훈
2010/04/18

모차르트, ‘집착 없는’ 사랑

“마음이 없는 천재라는 것은 넌센스다. 천재란 위대한 지성이나 탁월한 상상력, 심지어 이 두 가지를 합쳐서도 이뤄지지 않는다. 천재를 만드는 것은 오직 사랑, 사랑, 사랑 뿐이다.”
– 1787. 4. 11 친구 야크빈이 모차르트 방명록에 남긴 말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도, 책을 쓸 때도 이 말의 뜻을 충분히 알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다른 모든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에도 사랑은 담겨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모차르트인가? ‘집착 없는’ 이란 수식어를 붙일 때 모차르트의 참모습이 드러난다. 모차르트가 5살 때 작곡을 시작했고, 35년 동안 베끼지도 못할 만큼 많은 작품을 썼고, 한곡 한곡이 모두 완벽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그의 천재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집착 없는’ 사랑이 바로 이 위대한 천재의 본질임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영화 에 나오는 클라리넷 협주곡의 선율을 기억하실 것이다. 사랑하는 세상과 헤어지는 슬픔을 가득 머금고 있지만, 엉엉 울거나 소동을 피우지 않는다. 투명한 아름다움 속에 조용히 노래할 뿐이다. 모차르트를 숭배했던 차이코프스키가 마지막 작품인 ‘비창’ 교향곡에서 탄식하며 울부짖었음을 기억하면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모차르트도 사람인지라 죽기 전날 친구들 앞에서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곧 맑은 미소를 되찾았다. 이 미소가 바로 클라리넷 협주곡 아다지오가 노래한 ‘집착 없는’ 사랑인 것이다. 그는 처제 조피에게 아내 콘스탄체를 잘 돌봐 달라고 했다.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다.

“죽음이란 것은 우리 삶의 마지막 목적지이고, 저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좋은, 참된 벗인 죽음과 이미 친숙해졌기 때문에 죽는다는 생각이 두렵기는커녕 반대로 위안과 안도감을 느낍니다. 저는 아직 젊지만 잘 때마다 ‘오늘밤에 잠들면 다시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 때문에 제가 침울해 보인다거나 슬퍼 보인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 1787년 4월 4일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모차르트는 35년의 짧은 생애에서 6번 가족의 죽음을 겪었다. 22살 때 어머니, 3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6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이 중 4명이 죽었다. 민감한 그는 늘 죽음을 생각했고, 인생의 덧없음을 느꼈다. 그러니 그의 마음 어디에 ‘집착’이 발붙일 자리가 있었겠는가.

당연한 귀결로 그는 살아있는 날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잘 알고 있었고, 아름답고 착한 마음을 나누는 게 유한한 인간들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점을 체득하고 있었다. “삶의 비극적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이 진정 즐거운 사람”이라는 말은 모차르트에게 완벽히 적용된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죽음을 전후한 시기에 이별의 느낌을 담고 있는 노래 ‘라우라에게 보내는 저녁 상념’, 아리아 ‘너를 떠나는 지금, 내 딸이여’ 같은 작품을 썼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직’이나 ‘음악의 유머’처럼 즐거운 작품도 썼다는 점은 내게 오랫동안 미스테리로 남아 있었다. 잘 알다시피 아버지 레오폴트는 모차르트의 최대 스승이자, 매니저이자, 보호자였다. 하늘같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마당에 어떻게 그런 곡을 썼을까? 결론은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죽음조차 음악으로 승화해 냈다는 것이다. 그의 존재 자체가 음악이었고, 모든 ‘집착’이 부질없다는 점을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우리는 음악의 힘으로 죽음의 어두움을 기꺼이 헤쳐 나가리”라고 노래했다. 마술피리를 불면 사나운 짐승들이 춤을 추고, 악당들이 착한 사람으로 변한다. 모차르트는 이 장면을 보며 어린애처럼 즐거워했으리라. 나는 이러한 음악의 마술이 어느 정도 사실일 거라고 믿는다. 마술처럼 한 순간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그의 음악에 담긴 ‘집착 없는’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널리 확산된다면 이 세상은 점점 더 아름다운 곳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불어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는 사춘기 시절 자살을 생각했다. “열다섯 살 때였습니다. 제 친구들, 학업, 진로 등 모든 것이 덧없어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죽어갈 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저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고, 급기야 자살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게 됐어요.” 그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백작부인의 아리아 ‘아름다운 날은 가고’를 듣는 순간 삶을 긍정하게 됐다.

달콤했던 행복의 순간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거짓 입술로 속삭인 엄숙한 맹세들은 다 어디로 갔나?
모든 것이 눈물과 아픔으로 변해 버린 지금,
왜 나는 축복의 그 순간들을 떠올리는 걸까?

이 무정한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은
모든 고통을 이겨 낸 나의 사랑,
오직 나의 변함없는 믿음에서 나올 뿐.

이 노랫말은 백작을 비난하지 않는다. 질투와 분노와 증오의 흔적도 없다. 오직 자신의 마음에 대한 고결한 확신이 있고, 삶을 긍정하는 강철 같은 의지가 있을 뿐이다. ‘집착 없는’ 사랑은 결코 허약하지 않은 것이다. 그날 밤, 에릭은 모차르트에게 편지를 썼다.

“문득 시간이 멈춰버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여자가 부르는 노래에 매혹된 채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우리는 사랑을 나눴습니다. 힘이 솟아 올랐습니다. 삶의 기쁨이 되살아났습니다. 당신이 내 목숨을 구해 준 것입니다. 이 세상이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인 이상, 절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테니까요.”

에릭은 모차르트 음악이 음악 이상의 것, 곧 삶의 지혜를 준다고 말한다. 그가 모차르트라고 부르는 것은 ‘모차르트 뿐 아니라 사랑, 즐거운 것, 아름다운 것, 삶을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그 모든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모차르트 음악은 불교와 통하는 바가 있다고 한 피아니스트 시프리앙 카차리스의 지적은 참으로 적절하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라’는 부처의 가르침은,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몇 시간이고 연주를 해 준 모차르트의 소탈함을 닮았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존엄하다’는 부처의 가르침은, 황제 요제프2세부터 고아원 어린이까지 모두 동등한 친구로 대한 모차르트의 열린 마음을 닮았다.

세상이 험악한 요즘, 모차르트가 더욱 간절하다. 모차르트, 그 ‘집착 없는’ 사랑이 그립다.

이채훈 (MBC ‘세계와 나 W’ 연출 /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저자)

고싱가
2010/03/23

랑이엄마님, 모차르트와 좋은 인연 되기를 빕니다. 모차르트 음악과 벗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훌륭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씩씩한 강냉이님, 아마 플러그인 자체에 설명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독자적 스킨의 페이지 만드는 법은 워드프레스 위키에서 따로 익히셔야 할 겁니다. 제가 일일히 설명해 주기는 좀 버거운지라 더 이상의 도움을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김경수님, 허름한 이 공간조차도 멋지게 활용하시니 다른 훌륭한 경서들과는 더욱 잘 노니시겠군요. 정결한 걸음걸이로 걸으셔서 스스로의 삶에 좋은 스승이 되시길 빕니다.

랑이엄마
2010/03/22

태교에 모차르트 음악이 좋다고 해서 찾다가 들어와서 즐겨찾기 해놓고 매일 듣고 있어요.
늘 음악만 듣다가 찬찬히 사이트 둘러보니 방명록 있었던 걸 이제야 알았네요.

좋은 음악 들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매일매일 애용할게요.

씩씩한강냉이
2010/03/22

> 답변 감사합니다^^ 블로그가 너무 깔끔하고 맘에 드는데..ㅎㅎ
근데 플러그인은 활성화가 되어 잇지만,
사이드바에 넣는게 아니라 고싱가님처럼 페이지 메뉴에
넣는건 어떻게 하는건가요?^^

김경수
2010/03/20

가끔 산에 올라 바람을 쐬듯..
저녁놀 지는 바닷가 가듯…

잘 읽고 갑니다.

고싱가
2010/03/20

강냉이님 반갑습니다, 방명록은 Paged Comments Plugin을 활용하여 스킨을 수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블로그 테마 역시 제가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공개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서 배포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씩씩한강냉이
2010/03/19

> 와, 워드프레스 사용자 페이지에서 보고 들어왔어요..^^
블로그가 참 깔끔한게 너무 맘에 드네요!~
워드프레스인가요?
게시판을 넣고 싶은데 bbpress설치는 했는데 블로그에 통합(?)시키는게 너무 어려워서…ㅠㅠ 몰라서;;
방명록은 어떻게 넣으셨는지….^^
이 블로그 테마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방명록 남겨 봅니다..^^

고싱가
2010/03/13

대나무와 관련 있는 죽향님의 호를 접하니, 문득 대숲의 청정한 내음이 그립습니다. 또, 장한 대숲에 동백나무가 어울려 자라기도 하지요. 바람 부는 날, 흔들리는 대숲에서 사선을 그으며 떨어지던 붉은 꽃도 생각나네요. 좋은 봄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