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5800을 구입하다
그동안 내가 삼성이나 엘지 휴대폰을 쓰지 않은 것은 아마 디자인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기자기한 맛은 있는 듯한데 뭔가 번잡하고 시끄럽고 경박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좀 단순한 느낌의 휴대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아 헤매었으나 허사였다. 그러던 차에 모토로라 스타텍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내가 바라던 휴대폰이었다.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단순하고 실용적이고 튼튼한 휴대폰. 그것으로 한 5년 간 사용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벨소리로 채택할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

5년여 사용했던 스타텍 2004. 단순하고 투박한 디자인. 나는 이런 군더더기 없는 맛이 좋다.
그러다가 핀란드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상점에 진열된 휴대폰들을 보니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었다. 화려하지 않고 검박하고 단순한, 그러면서도 튼튼한 느낌의 디자인. 다름아닌 노키아 휴대폰이었다. 임대 휴대폰을 써보니 역시 단순하고 가볍고 실용적이었다. 한 마디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느낌. 진입장벽 때문에 노키아 휴대폰이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지만, 이렇게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여간 아쉽지 않았다.
아무튼 휴대폰이 내게 딱히 중요한 물건도 아니고 스타텍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아내가 휴대폰을 떨어트려 교체해야 했다. 그래서 휴대폰을 검색해 보니 역시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무심코 “노키아”를 검색해 보았더니, 올 봄에 노키아 휴대폰이 국내에 재출시 되었다지 않는가. 그것을 안 것이 10월초였다. 그리고 올 연말에 풀터치 스마트폰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기 좋아하는 내 성격에 그렇잖아도 풀터치 스마트폰을 기다리던 차였다. 아내는 언제 출시될 지 아무도 모르는 휴대폰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삼성 애니콜로 구입했다. 그런대로 디자인이 괜찮은 듯했다.
아내가 애니콜 사용설명서를 탐독하며 휴대폰에 좋아하는 음악을 벨소리로 선택하려고 반나절을 헤매더니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나섰는데, 나도 반나절을 헤매고도 해결하지 못했다. 사용자의 취향을 최대한 역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통신사의 정책에 진절머리가 났다. 기술적으로 너무나 단순한 것을 못하게 막아놓은, 지독한 돈벌이 정책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이런 기종은 절대 선택하지 않으리라. 늘 손에 쥐고 다니는 것인 만큼 사용자가 최대한 개성을 입힐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키아 5800이 11월초에 출시되었다. 내가 사용하는 스타텍은 많이 해졌고 전원을 꺼도 다시 저절로 켜지는 오류가 있긴 하지만 그런대로 쓸 만했다. 유일한 불만이라면 벨소리 정도. 그러나 주저없이 노키아 5800이 출시되자마자 구입했다. mp3 음원을 변환하지 않고 마음대로 들을 수 있고 또 벨소리로 채택할 수 있는 기종이었다. 카메라 촬영, 동영상 촬영, 녹음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컴퓨터처럼 내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한 일주일 사용해 보니, 대만족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손 안의 컴퓨터”였다.

노키아 5800 엑스프레스 뮤직. 음악으로 특화된 풀터치 스마트폰이다.
일단, 모차르트 음악을 마음대로 벨소리로 지정할 수 있었다. 진정으로 몇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벨소리가 울릴 때면, 아니 모차르트 음악이 울릴 때면, 휴대폰이 격상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엑스프레스 뮤직”으로 특화된 기종인 만큼 음질에 관한 한 휴대폰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내가 듣기로는 스피커로 들리는 음질은 미흡한 편이나(그래도 휴대폰 중에서는 최고라는 데 이견이 없는 듯), 헤드폰으로 들리는 음질은 음악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녹음 음질 또한 뛰어나다. 통화음질은 스타텍과는 조금 달랐다. 스타텍이 잡음까지 들려주는 튀는 소리와 같다면, 노키아는 잡음을 제거하고 고요한 가운데 들리는 먹먹한 소리와도 같았다.
다음, 휴대폰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아이폰은 전형적인 애플 제품답게 너무 애플스러운 느낌이 들어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하다. 나 역시 애플의 노트북으로 컴퓨터 생활을 시작했으나 언젠가부터 이상하게도 애플의 디자인이 싫증이 난다. 참 모를 일이다. 노키아 5800은 역시 화려하지 않고 검박한 맛이 느껴진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이며, 적당한 무게, 번잡하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이 좋다. 역시 다른 휴대폰의 예쁘거나 예쁜 척하는 디자인은 내 취향이 아닌 거다.
그 다음,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을 보니 색감이 니콘이나 캐논의 색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내 판단으로는 니콘처럼 자연스러운 색감이면서도 맛이 풍부했다. 아직까지 주광에 사진을 찍어보지 않아서 결과치를 확인해 보지는 않았으나,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보니 역시 색감에 미묘한 매력이 있다.

야간 실내 백열등 아래에서 노키아 5800으로 김종학 선생의 도록을 찍어보았다. 플래시를 끄고 색조를 “선명”으로, 선명도를 “강하게”로 설정하였으며, 나머지는 모두 자동 내지 디폴트 설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으며, 컴퓨터를 다루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례로 위의 그림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지정하니 아래의 결과물이 나온다. 스크린스냅으로 찍은 것이다.

휴대폰 시작 화면이다. 아아, 이런 멋진 그림을 배경화면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니…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 또 하나의 컴퓨터라는 것, 이 점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며칠 공부해 보고 나면, 우리가 일상처럼 다루는 컴퓨터처럼 어려울 것이 없다. 사실 내가 이 노키아 5800을 택한 것은 첫째로 음악, 둘째로 녹음, 셋째로 “손 안의 컴퓨터”였다.
내가 설치한 주요 프로그램은 Smart Settings(설정 프로그램), Opera Moblie(웹 브라우저), Photo Browser(이미지 뷰어), XpressSketch(그림 스케치), XpressNote(스크린 노트), ScreenSnap(화면 촬영) 등이다. 화면에다 그림을 그리고(XpressSketch) 화면에다 메모를 적는(XpressNote) 프로그램을 써 보니, 새삼 인간의 머리가 놀랍다.
XpressSketch 활용 동영상이다.
어쩌다가 내가 이처럼 물건 구입기를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하도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만나니 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보다. 언론에서 옴니아와 아이폰만 주야장천 떠들고 있는 것이 의아할 따름이다. 다들 사용 목적이 달라 일률적으로 어느 스마트폰이 낫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아이폰 3Gs와 노키아 5800이 같은 가격이라고 해도 나는 이 노키아 휴대폰을 선택하겠다. 윈도 모바일의 삼성 옴니아는 사절.
98년도부터 휴대폰을 써왔는데, 지금까지 가졌던 휴대폰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넘이네요. 바로 노키아 5800 엑스프레스뮤직폰요. 토요일 날 받아서 며칠째 이것저것 하면서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대만족입니다.
진작에 이런 휴대폰들이 많이 나왔어야 했어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에,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이번에 바꾼 휴대폰을 2년 반 전에 샀는데요, 5800보다 좋을 거는 하나도 없는 그 휴대폰 가격이 그 때 당시에 60몇만원이던가 70몇만원이던가 했었네요. 잘 보지도 않는 DMB가 있어서 비싼가…? 싶네요. 사놓고 보니 수도권 말고는 DMB 방송 볼 채널도 별로 없던데. 사람들이 왜 그리 DMB DMB 노래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서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강…?
ㅎㅎ
암튼 노키아가 계속 선전해서 S사 L사는 정신을 좀 차리던가, 망하던가 양단간에 결정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국민들 등골 빨아먹는 짓은 그만좀 하고…
망꾸
2009년 11월 17일
정말 멋진 휴대폰이죠? 사용법만 잘 익힌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휴대폰인 듯합니다. 좋은 날들 되시길 빕니다.
고싱가
2009년 11월 18일
저도 관심중에 있어요.
가격이 더 떨어지면 사용하려고요. 98년인가부터 사용했던 휴대폰….그간 엘지와 삼성 그리고 중소기업제품까지 사용해봤습니다. 중소기업제품은 그 성능에 놀라면서 썼는데 기업이 망해버렸기도 했죠.
삼성은 초기에는 마음에 들었지만 갈수록 발전이 없이 아마 모양만 계속 바뀌었지 초기의 그 휴대폰들과 차이가 없을것같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나오는 노키아 제품 정말 구입하고 싶습니다. 애플 아이폰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그때되면 가격이 더 빠질듯해서 아직 지금휴대폰 약정이 남아있긴해도 구입하려고요. 다만 문자보내는 것인데요. 세벌식을 치는데 세벌식 자판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먼저 쓰신 분 말씀대로 DMB 그거 왜 달렸는지 모릅니다. 집에서도 안나오고 1호선 전철 타고 다녀보면 중간에 끊기고 그럽니다.
하여간 잘 빠진 폰하나 나온 것같습니다. 전세계적으로 1400만대팔린폰이랍니다. 삼성과는 이미 게임이 안되는 폰이라는 거죠.
김밥좋아
2009년 11월 18일
와아~ 반갑습니다. 저도 세벌식 사용자입니다. 그런데 전체화면 Qwerty 자판에는 세벌식이 없어요. 다만, 세벌식에서처럼 ㄱ+ㄱ=ㄲ, ㄷ+ㄷ=ㄸ 등의 자음입력 방식이 옵션으로 제공됩니다.
고싱가
2009년 11월 18일
그 멋진 휴대폰이었군요. 전송된 사진이 실물하고 이미지 너무 같아서 즐거웠어요.^*^ 마치 눈 앞에서 보듯이… 연말에는 송년회, 우리도 해야지요?
강물
2009년 11월 23일
아내가 이 핸드폰으로 제 그림을 슥슥 그리더니 저도 모르게 사방으로 전송했네요, 모두가 재미있다는 평이니 다행입니다^^
아, 벌써 송년회 시절이네요. 기대가 됩니다.
고싱가
2009년 11월 25일
처음엔 아이폰을 일년기다렸다가 출고가부터가 장난이 아니길래
여러 휴대폰을 찾아다니다가 노키아폰이 국내에 왔다고해서 봤더니
와 이건 버스폰이라기엔 너무 아까운 폰이 아닐까 싶을정도네요..
햅틱이고 아이폰이고 뭐고 요즘엔 너무 식상한 폰만 계속 나오는데
노키아폰은 신선하고 당장 사도 괜찮을 것 같네요
당장사러갑니다^^
연어
2009년 12월 11일
좋은 휴대폰이고 아까운 휴대폰이죠. 조카들이 제 휴대폰을 보더니 거의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참 좋은 휴대폰인데 우리나라에서 아이폰과 옴니아에 편중되어 있는 것을 보면 좀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됩니다.
고싱가
2009년 1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