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원권 배경 도안의 원작 훼손 논란이 시작되다


마침내 어몽룡 <월매도>의 원작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최초의 문제 제기자는 한성대 강관식 교수로 한겨레신문에 기고문을 실었다. 강 교수는 <월매도>를 가로로 배치하든 세로로 배치하든 본래 모습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안목이 있는 이들이라면 십분 동의할 만한 내용이다. 기고문의 결론부를 소개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월매도>는 본래 모습으로 복원해 놓아야한다. <월매도>는 하늘 높이 솟아오른 매화 가지를 거의 3분의 1이나 잘라버리고, 하늘 끝에서 교교하게 빛나던 보름달도 반이나 끌어내려 원화의 아름다움을 크게 훼손했다. 높이 솟은 매화 가지와 보름달이 그려낸 무한한 여백은 <월매도>의 조형적 본질이자 미학적 핵심이기에 반드시 본래 모습을 살려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고한 월매가 아니라 거친 가시나무 잡목처럼 보이기 쉽다. 원화의 담백하고 맑은 묵조에 비해 농담을 너무 짙게 처리하고 가로로 뉘어놓아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더구나 시커먼 매화 둥치 주변의 좁은 공간에 숫자와 글자까지 잔뜩 몰아넣어 답답하게 만든 것도 우리 옛 그림의 경영 위치에 대한 원리를 벗어난 무리한 구도다.

— 강관식, 누구 마음대로 달을 옮겼나

기고문 중에서 가장 반가운 내용은 “미술사학자들은 지폐 뒷면에 조선 중기 화가 어몽룡(1564~?)의 <월매도>와 이정(1541~1622)의 <풍죽도>를 가로로 눕히고 가지까지 잘라내 원작의 미를 훼손했다고 참담해한다.”는 것이다. 옛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옛 그림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했다고 얼버무리고 넘어가기에는 오만원권 배경 도안이 너무나 형편없기 때문이다. 어서 배경 도안이 전반적으로 변경되길 바랄 뿐이다.

원작 훼손 여부에 대한 판단을 좀더 명료하게 내리기 위해서는 어몽룡의 <월매도> 원작을 직접 보는 편이 좋은데, 사실 나는 원작을 보지도 못했고 컬러판 도록을 접해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구한 여러 이미지 중에서는 아래의 이미지가 원작에 가장 가깝다고 짐작되어 이를 소개한다.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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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9년 03월 26일에 작성되어 문화예술(으)로 분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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