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집

ⓒ2007 Gosinga
옛 사람들은 어딘가로 떠날 때 보행이나 뱃길에 주로 의존했다.
그들은 거룻배를 타고 강 저편으로 건넜고, 돛단배를 타고 먼곳으로 갔다.
그런 작은 배들은 현대의 교통수단과는 달리 물과 절친하다.
물이 크게 흔들리면 배도 크게 흔들리고 물이 잔잔하면 배도 잔잔하다.
옛 사람들에게 ‘떠다님’[浮遊]은 하나의 일상적 감각이면서 하나의 비원이었다.
그들은 ‘배’를 두고 이상적인 의미로 ‘떠다니는 집’[浮家]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탄탄한 세계를 떠나 자연의 흐름을 따르고자 하는 소망이 ‘떠다님’과 ‘집’의 결합을 일구어낸 것이다.
‘떠다니는 집’에서는 물낯바닥에 어리는 것들을 절친하게 볼 수 있다.
미혹하는 산그림자, 하늘거리는 나무들, 흔들리는 붉은 꽃, 물결 속 허공을 그어가는 두어 마리 새.
보르헤스의 말처럼, 호메로스 시대의 사람들은 날아가는 창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바로 그런 것.
바람이 분다. 물결이 잔잔하게 흔들리다. 그 위로 떨어지는 빛, 흩어지는 빛.
영롱한 아침의 강물은 ‘떠다니는 집’을 부른다.
어서 오라고, 허전할 것도 없고 찬란할 것도 없는 이 세계로 오라고.
오랫동안 적요럽더니… 물결의 숨 한 오리까지 다 담아 오셨군요….浮家에 앉아 내 몸이 흐르는 느낌입니다.
강물
2007년 01월 31일
이제야 답인사를 하게 됩니다. 그간 바쁜 일정이 일단락되고 다시 여유로운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른 아침 강을 향해 나선 길이었습니다. 안개가 풀리기 시작하고 빛이 떨어지는 순간이었지요.
고싱가
2007년 02월 09일